갤럭시 워치 혈압 측정, 어디까지 허가된 기능인가 — 의료기기인데 참고용인 이유

삼성전자가 배포한 사용설명서와 공식 안내문으로 2026년 8월 15일 기준 허가 표시와 사용 조건을 확인했습니다

갤럭시 워치 혈압 측정, 어디까지 허가된 기능인가 — 의료기기인데 참고용인 이유

결론부터 말하면, 갈리는 것은 기기와 측정값입니다. 갤럭시 워치의 혈압 기능은 기기로서는 삼성전자가 ‘의료기기’로 표시해 둔 소프트웨어이고, 그 소프트웨어가 화면에 띄우는 숫자의 자리는 참고용입니다. 이 둘을 한 덩어리로 읽으면 안내문이 앞뒤로 어긋나 보입니다.

표시 쪽부터 보면 삼성전자는 이 기능의 품목명을 “휴대형 혈압 분석 소프트웨어”라고 적고, 바로 아래에 “이 제품은 ‘의료기기’이며, 사용 설명서의 ‘사용상의 주의사항’과 ‘사용방법’을 잘 읽고 사용하십시오”라고 붙여 두었습니다. 반대편에서 같은 회사의 사용 설명서는 “혈압 앱에서 제공하는 측정값은 참고용으로만 사용하십시오”라고 씁니다. 두 문장이 부딪히지 않는 이유는 기기의 규제상 지위와 그 기기가 허가받은 사용 목적의 범위가 서로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그 경계가 어디에 그어져 있는지를 삼성전자가 자기 이름으로 배포한 문서의 문장으로만 정리했습니다. 확인한 날짜는 2026년 8월 15일입니다.

혈압 측정은 허가받은 의료기기 기능인가요?

의료기기로 표시된 기능이 맞습니다. 근거는 세 곳에 나뉘어 있고, 셋 다 삼성전자가 직접 적은 문장입니다.

첫째, 제품 표시입니다. 삼성전자는 삼성 헬스 모니터 안내 화면의 혈압 항목에 “품목명: 휴대형 혈압 분석 소프트웨어”와 “사용목적: 모바일 플랫폼(스마트워치)에 장착된 광학(PPG) 센서를 이용하여 손목 모세혈관의 혈압을 간접적(비관혈적)으로 측정하는 모바일 앱으로서 수축기 및 확장기 혈압과 맥박수를 표시”를 적어 두었습니다. 품목명과 사용목적을 이렇게 적는 방식은 의료기기의 표시 형식입니다.

둘째, 사용 설명서입니다. 혈압 앱의 사용 설명서는 표지 첫 줄이 “본 제품은 ‘의료기기’임”이고, 영문 면의 같은 자리는 “The Product descripted in below is medical device”입니다.

혈압 측정은 허가받은 의료기기 기능인가요?

셋째, 광고 심의와 부작용 보고 창구입니다. 혈압 항목 아래에는 “의료기기 광고심의필 : 42024-110-30-2772 (유효기간 27.08.13)”이라는 표기가 붙어 있습니다. 심전도 항목은 번호가 42024-110-30-2771, 수면 무호흡 항목은 42024-110-30-2770으로 기능마다 번호가 따로 매겨져 있습니다. 사용 설명서 끝에는 “의료기기 부작용 보고 관련 문의처: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080-080-4183”도 적혀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먼저 갈라 두면 뒤가 쉬워집니다. 워치라는 하드웨어가 의료기기로 표시된 것이 아니라, 그 위에서 도는 앱이 표시 대상입니다. 설명서가 이 앱을 가리켜 쓰는 표현도 “모바일 의료용 소프트웨어 제품”입니다. 그래서 같은 워치를 쓰더라도 이 앱이 열리지 않으면 이 글의 조건은 하나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의료기기인데 왜 진단에 쓰지 말라고 하나요?

허가받은 사용 목적이 ‘진단’이 아니라 ‘측정과 표시’까지이기 때문입니다. 의료기기로 표시됐다는 말은 ‘병을 판정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정해진 목적과 조건 안에서 쓰도록 규제를 받는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사용 설명서의 주의사항 첫 줄이 그 경계를 그대로 말합니다. “혈압 앱은 고혈압 뿐만 아니라, 심장 질환에 대한 진단 목적에 사용되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혈압 앱은 어떠한 경우에도 의학 전문가의 의학적 판단이나 치료를 대신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안내 화면 쪽 문장도 같은 방향입니다. “혈압 앱은 고혈압 또는 기타 다른 심장 질환을 포함한 어떠한 진단 목적으로도 사용되어서는 안됩니다.”

대신 설명서가 정한 자리는 따로 있습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전송된 측정값은 의사에게 공유하여 상담 시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즉 판정하는 도구가 아니라 상담에 가져갈 기록을 만드는 도구로 자리가 잡혀 있습니다. 그래서 복약에 관한 문장도 한 줄로 못 박혀 있습니다. “의사와의 상의 없이 복약 방법이나 용량을 바꾸지 마십시오.”

이 지점에서 판매용 표현과 설명서 표현이 미세하게 갈리는 것도 비교해 둘 만합니다. 안내 화면의 사용목적은 문장 끝이 “…맥박수를 표시”인데, 사용 설명서 1항의 같은 문장은 “…맥박수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입니다. 둘 다 삼성전자의 문서이고, 어느 쪽도 ‘진단’이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문장이 갈리는 폭이 ‘표시’와 ‘측정’ 사이일 뿐이라는 점이 오히려 경계를 분명하게 보여 줍니다.

누가 쓰면 안 되나 — 설명서가 정한 대상 제한

대상이 정해져 있습니다. 설명서 2항은 “혈압 앱은 22세 이상의 성인에 한해 처방전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적습니다. 영문 면은 같은 자리를 “intended for over-the-counter (OTC) use in adults 22 years and older”로 적고 있어,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유형이라는 점이 함께 드러납니다.

그런데 나이 표기는 문서마다 한 살씩 어긋납니다. 안내 화면은 “22세 미만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습니다”, 설명서 2항은 “22세 이상의 성인에 한해”, 영문 주의사항은 “DO NOT use the BP Monitor App if you are younger than 22 years old”로 세 곳이 모두 22세부터를 가리키는데, 한글 주의사항 한 줄만 “22살 이하의 경우, 사용하지 마십시오”입니다. 이 문장만 그대로 읽으면 23세부터가 됩니다. 문서 안에서 갈리는 부분이므로 어느 쪽이라고 단정하지 않고, 세 곳이 같은 방향이라는 사실과 한 줄이 다르다는 사실을 함께 적어 둡니다. 경계 나이에 걸린다면 앱 화면의 안내를 직접 보는 편이 확실합니다.

임신에 관한 표현도 강도가 세 단계로 갈립니다. 설명서 2항은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가능성), 같은 문서 3항 주의사항은 “적합하지 않습니다”(단정), 영문 경고는 “DO NOT use the BP Monitor App if you are pregnant”(금지)입니다. 가장 강한 문장을 기준으로 보면 임신 중에는 쓰지 않는 쪽이 맞습니다.

그리고 설명서는 “아래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혈압 앱을 사용하지 마십시오”라며 항목을 나열합니다. 원문 표기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설명서에 적힌 항목
연령 22세 이상 성인 대상(주의사항 한 줄만 “22살 이하…사용하지 마십시오”로 다름)
임신 “측정 정확도에 있어서 임산부의 사용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 영문은 사용 금지
심혈관 부정맥, 기저 심질환 또는 심장마비, 말초혈관 질환 또는 손상된 순환계, 심장판막증(대동맥 판막증), 심근증, 기타 다른 심혈관 질환
그 밖의 질환 말기신부전(ESRD), 당뇨병, 신경 장애(예: 떨림), 혈액응고 장애 또는 혈액 희석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착용 부위 “갤럭시 워치가 착용될 위치(손목)에 어두운 문신이 있는 경우”
측정 상황 신체 활동 중, 의학적 처치(수술 또는 제세동) 중, 강한 자기장 근처(MRI, X-Ray, 전자 도난방지 시스템, 금속 탐지기)
환경 기온 12℃–40℃, 습도 30%–90% 상대습도를 벗어나면 측정하지 말 것

목록 맨 아래 두 줄은 다른 글에서 잘 다루지 않는 조건입니다. 설명서는 “갤럭시 워치가 아래의 환경 조건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며 기온과 습도를 못 박아 두었는데, 한여름 실외나 차 안은 이 범위를 넘기기 쉽습니다. 기기 자체가 뜨거워지는 상황이 겹치면 조건이 더 어긋나므로, 그 대처는 여름철 스마트폰이 뜨거워질 때 무엇부터 확인하는지 정리한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양팔 혈압이 다를 때의 안내도 있습니다. “만일 양팔의 혈압 차가 크게 나는 경우 (10mmHg 이상)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이 앱이 “커프를 착용한 팔의 혈압 값을 기반으로” 보정하고 측정하기 때문에 붙은 조건입니다.

28일마다 다시 보정해야 하는 이유는?

이 앱은 혈압을 직접 재는 것이 아니라 커프 혈압계로 잡아 둔 기준선에 얹어서 추정하기 때문입니다. 기준선이 오래되면 추정이 흔들리므로 설명서가 주기를 정해 두었습니다. “갤럭시 워치 측정값의 정확도 유지를 위해 스마트폰의 혈압 앱에서 지시하는 대로 28일마다 반복적으로 보정 작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영문도 “you must calibrate it every 28 days”로 같은 강도입니다.

28일마다 다시 보정해야 하는 이유는?

보정에 쓰는 혈압계에도 조건이 붙습니다. 설명서는 “식약처 허가(인증)를 받은 커프형 혈압계 중, 팔의 위쪽에서의 측정을 지원하는 혈압계”라고 두 겹으로 적습니다. 허가 제품일 것, 그리고 손목이 아니라 팔 위쪽에서 재는 방식일 것 두 가지입니다. 영문은 이를 “an MFDS(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approved(certified) upper-arm, cuff-based blood pressure monitor”로 옮기고 있습니다.

보정 자체의 절차 조건도 정해져 있습니다. 커프 측정과 워치 측정을 한 쌍으로 묶어 세 번 반복해야 하고, 설명서는 “보정에 필요한 3번의 측정은 정확한 보정을 위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적습니다. 안내 화면 쪽은 “보정을 완료하려면 30분 이내에 총 3회 측정하세요”로 시간까지 붙여 두었습니다.

주기와 별개로 즉시 재보정이 필요한 경우가 두 가지 더 있습니다. 설명서는 “갤럭시 워치의 착용자가 바뀌거나, 착용 위치를 반대편 팔로 바꿀 경우에도…재보정을 해야 합니다”라고 적고, 별도의 주의로 “타인에 의해 보정이 된 갤럭시 워치를 이용하여 측정하지 마십시오”를 둡니다. 보정값이 “보정 작업 중에 갤럭시 워치를 착용하고 있던 사람에게만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가족과 워치를 돌려 쓰는 상황이라면 이 줄이 먼저 걸립니다.

앱이 받아들이는 숫자의 범위도 기기 사양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아래 값은 건강 상태를 가르는 기준이 아니라 앱이 입력과 출력으로 다루는 구간이라는 점을 먼저 짚어 둡니다.

항목 설명서에 적힌 범위
보정값 범위 수축기 80–170mmHg, 이완기 50–110mmHg
측정값 범위 수축기 70–180mmHg, 이완기 40–120mmHg
맥박수 측정범위 31–179bpm

성능이 어떻게 검증됐는지도 설명서에 적혀 있는데, 한글 면과 영문 면의 표현 강도가 다릅니다. 한글은 “이 검증은 ISO 81060-2:2018의 프로토콜에 따라 수행 되었습니다”인데, 영문 면은 “This was done following a modified protocol derived from the draft blood pressure testing standard ISO 81060-2:2018”입니다. 영문 쪽이 초안(draft) 표준에서 파생한 수정 프로토콜이라고 한정하고 있습니다. 검증 규모는 양쪽 모두 “85명의 피험자”로 같고, 정확도 기준은 수축기와 이완기 모두 “차이의 평균 ± 5 mmHg 이하, 차이의 표준편차 8 mmHg”, 맥박수 정확도는 “± 5 % 이하”로 적혀 있습니다. 이 숫자를 인용한 글을 볼 때는 어느 면을 옮긴 것인지를 같이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어느 기기, 어느 나라에서 열리나요?

기기 조건과 지역 조건이 따로 걸립니다. 그리고 지역 조건은 삼성전자가 그 이유를 명시해 두었습니다. “국가별 의료기기 허가/승인 제한 등의 규정으로 인해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은 일부 국가에서 판매 중인 갤럭시 워치와 스마트폰에서만 작동합니다.”

기기 쪽부터 보면, 설명서는 “Android 12 이상을 실행하는 Samsung Galaxy 휴대폰과 페어링되는 Galaxy Watch Active2 또는 Galaxy Watch 3(Tizen 버전 4.0.0.8 이상) 또는 Galaxy Watch 4(Wear OS 3.0) 이상의 워치 모델이 필요합니다”라고 적습니다. 여기서 걸리는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안내 화면은 짝이 되는 기기를 그냥 “스마트폰(안드로이드 12 OS 또는 상위 버전)”이라고만 쓰는데, 설명서는 “Samsung Galaxy 휴대폰”으로 좁혀 적습니다. 안드로이드라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 갤럭시 계열 휴대폰이라는 뜻이 됩니다. 아이폰은 두 문서 어디에도 짝으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지역 쪽에서 눈에 띄는 것은 같은 앱 안에서도 기능마다 열리는 나라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2025년 7월 28일 기준으로 공개된 목록을 나란히 놓고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기능 한국 미국
혈압 목록에 있음 목록에 없음
심전도(ECG) 목록에 있음 목록에 있음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IHRN) 목록에 있음 목록에 있음
수면 무호흡 목록에 있음 목록에 있음

네 목록 가운데 혈압만 미국이 빠져 있습니다. 나머지 세 기능은 같은 자리에 미국이 들어 있고, 수면 무호흡 항목에는 “FDA 승인받은 수면 무호흡 기능”이라는 설명까지 붙어 있습니다. 위에서 인용한 ‘국가별 의료기기 허가/승인 제한’이라는 문장이 실제로 어떤 모양으로 나타나는지를 이 한 칸이 보여 줍니다. 삼성전자는 심전도 항목에 대해 “삼성 헬스 모니터 심전도(ECG) 앱은 ‘의료기기’로서 허가/승인을 취득한 국가/지역에서 사용해야 합니다”라고도 적어 두었습니다.

해외에서 산 기기나 초기화한 기기가 걸리는 조건도 따로 있습니다. “사용자가 서비스 대상이 아닌 국가를 방문한 뒤 해당 국가에서 제품을 초기화할 경우, 또는 설치된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을 삭제하거나 재설치할 경우 서비스가 제한되거나 제공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목록에는 “국가/지역 목록에 명시되지 않은 기타/해외 지역에서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단서도 함께 붙어 있습니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게 잡는 편이 헛걸음이 적습니다. 먼저 내가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위 표의 연령과 질환 항목으로 확인해 봅니다. 그다음 기기 조합(갤럭시 휴대폰 + 안드로이드 12 이상 + 대상 워치)을 봅니다. 마지막으로 팔 위쪽에서 재는 허가 혈압계를 준비해 보정을 마치고, 28일 주기를 달력에 표시해 둡니다. 이 셋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화면에서 기능이 열리지 않거나 값이 흔들리는데, 그 원인이 기기 고장이 아니라 처음부터 문서에 적혀 있던 조건인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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